'오징어 게임'으로 넷플릭스와 한국 드라마의 역사를 새로 쓰고 '오징어 게임 2'로 돌아온 황동혁 감독을 만나 연출 소감과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시즌2도 공개되자 마자 좋은 성적을 얻고있다. 소감은?
너무 큰 기대작을 세상에 내놓은 상태여서 왕관의 무게를 견디고 있다고 생각한다.(웃음) 일자목이라 원래 목이 아팠는데 이제 가만히 있어도 아프다.(웃음)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봤는데, 그 의견도 감사할 따름이다. 부담이 큰 작품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
-인상 깊었던 해외 반응이 있다면?
박성훈 배우가 연기한 현주와 최승현 배우가 연기한 타노스가 기대 이상으로 해외에서 반응이 좋은것 같다. 현주라는 캐릭터는 사랑받을 거라 생각했다. 개판 같은 '오징어 게임' 세상에서 가장 상처받은 캐릭터인데, 뭔가를 지키려고 하고 노력하는 인물이기에 이 인물을 호감있게 그리고자 했다. 타노스는 사실 반신반의한 캐릭터인데, 한국에서는 사랑받지 못한 캐릭터지만, 굳이 최승현이 아니라도 한국 팬들이 안 좋아할 거라고 봤다. 시즌1 당시에도 한국 팬들은 한미녀(김주령)와 덕수(허성태)와 같은 캐릭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타노스도 그럴 거라 생각했다. 오히려 해외에서는 래퍼의 특성을 이해해주는 편이었다.
-많은 이들이 탑,최승현의 캐스팅에 대해 궁금해 한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MZ 세대를 위한 그룹을 만들었다. 타노스(최승현), 남규(노재원), 세미(원지안) 등 그 그룹을 만들어서 젊은 세대의 문제와 현실을 표현하고자 했다. 최승현은 오디션에서 잘해서 뽑은 것이다. 사실 설정을 보면 현실의 최승현의 문제와 많이 닮은 캐릭터여서 와서 오디션 보겠나 했을 때 거절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하겠다고 해서 놀랐다. 어찌 보면 자기를 희화화 시킨 캐릭터인데도 열심히 연기한 것만 봐도 용기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는 빅뱅도 모르고 이 친구와 인연도 없었는데, 최승현이 이 캐릭터를 잘 연기하면 의미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타노스는 최승현을 모티브로 완성한 캐릭터는 아니다.
-딱지남의 정체와 그의 내면을 보여주는 1화의 장면이 화제였고 공유의 연기도 압권이어서 해외에서 코리아 조커로 화제가 되고있다. 딱지남의 어떤 모습을 부각하고자 했으며 그가 탑골공원에서 버린 행동과 해석에 대해 각기 의견이 분부하다. 러시안 롤렛을 즐기는 것도 궁금하다. 이같은 설정과 딱지남과 관련한 비하인드 그리고 공유 배우의 연기 비하인 스토리들을 듣고싶다.
시즌1에서 딱지남이 잠깐 나온다. 나온 분량에 비해 많은 시청자들이 좋아해 줘서 시즌2를 기획할 때 1화는 꼭 딱지남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성기훈이 이들을 찾아내기 위한 유일한 단서는 바로 딱지남 밖에 없었다. 이 캐릭터가 어떤 인간인지 다 설명하지 못해도 이런 인간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싶었다. 전사에서 부터 이 친구가 '오징어 게임' 게임장에서 자란 친구인데, 그 현장에서 자라다보니 비뚤어진 자기 세계에 성장한 인물이다. 공유에게는 인생 첫 악역연기였다고 한다. 그런면에서 신선하게 다가왔다. 원래 대본상에서는 딱지남을 그로테스크하게 그렸으면 했는데, 공유씨가 내 기대보다 상상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생전 처음보는 표정을 지었는데, 카메라로 보던 나도 깜짝 놀랐다. 총을 입속에 넣는 모습은 공유의 애드리브 연기였다.
-이번 시즌2의 소재에서 얻은 영감의 소재는 어디서 얻으셨나?
시즌1은 10년 전 시나리오로 쓰던 당시 사회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시대였고, 실패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시대였기에 그 배경을 그리고자 했다. 그 사이에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버렸다. 그때 내가 주목한 것은 엄청난 갈등이 생겨서 극단적으로 서로를 공격하고 있는 것이었다. 세상은 힘들어 지고 있지만, 이렇게 세상이 변한 원인이 우리 서로에게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런 세상을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생각하면 그것은 권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봤다. 우리 시스템을 황폐하게 만든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우리끼리 싸우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성기훈의 반란은 위를 향한 분노로 상징된다. 무모하고 실패할것 같지만 그 일을 시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게임 설정은 어떻게 했나?
첫 번째 게임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우리 작품의 시그니처 게임이고, 성기훈이 겨험자로서 이들을 이끄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바로 등장시켰다. 두 번째 게임은 성기훈의 예상과 달리 게임이 바뀌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래서 단체전이 필요하다고 봤다. 시즌1 당시 6개의 게임을 만들고 리스트를 만들었는데, 그걸 하나의 게임으로 넣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이번에는 한 게임에 모으면 훌륭한 한 판이 될 거라 생각했다. 시즌 1에서 달고나가 유행이 되었듯이, 두 번째 게임에 공개된 게임들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세 번째 게임은 어린이들이 주로하는 게임이고, 유치원 때 했던 게임이라 어떤면에서는 잔인하지만 소속감, 연대의식, 그리고 누군가 약자를 잔인하게 버리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우리 작품에서 매우 큰 의미로 다가오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징어 게임' 이후 후속 시리즈와 관련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다는 설과 데이빈 핀처가 '오징어 게임' 미국판 감독을 맡는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진실은?
일단 디카프리오의 출연 이야기는 근거가 없다. 우리끼리 농담으로 한게 잘못 전달되었다. 디카프리오가 '오징어 게임'을 좋아한다고 했지만, 그는 나오지 않는다. 데이빗 핀처 이야기는 나도 해외 기사로 들었는데, 아직 넷플릭스에서 공식적으로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나도 아직 들은 이야기가 없다.
-감독님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에서 가장 좋아하는 최애 캐릭터는?
개인적으로 이서환 배우가 연기한 정배가 너무 소중했다. 시즌2를 기획하면서 시즌1의 캐릭터가 다 죽어서 누구를 활용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성기훈의 절친한 친구인 정배가 있다는걸 생각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경마장에서 기훈을 불효자라고 놀리는 연기가 너무 좋아서 그 장면을 좋아했다. 지금 말하자면, 시즌1에서 기훈이 정배에게 가서 돈을 빌려달라는 장면이 있는데, 원래 그 장면은 각본에 없었다. 그저 정배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고 좋아서 넣게 된 것이다. 이서환 배우가 연기를 잘해서 이 캐릭터를 잘 살려줬다고 보며, 이 캐릭터가 있었기에 잠시나마 성기훈의 바보같은 모습이 다시 부각될 수 있었다.
-여담인데 철인 5종 경기에서 신해철의 '그대에게'의 원곡이 그대로 나온게 꽤 의미심장했다. 메이킹 영상을 보니 배우들은 음악없이 촬영했는데, 감독님이 이 음악을 쓴다해서 설마했는데 진짜 써서 다 웃었다고 한다. 어떻게 그 대목에 그 음악을 생각하셨는지?
현주팀이 응원을 받을 때 이 정도 으원이면 '그대에게'를 다같이 불러보면 어떨까 생각했다.(웃음) 우리가 다 아는 응원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그건 오버라고 생각했다. 그에 비해 성기훈팀 은 아무도 안 보고 게임을 하기에 그들의 게임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음악을 쓰고 싶었다. 사실 이제 말하는데 그 음악 어렵게 허락받고 쓴 것이다.(웃음) 개인적으로 그 5종 경기를 통해 잠시나가 2002년에 모두가 하나로 뭉쳐지고 희열을 느겼던 그 순간의 기억을 잠시나마 다루고 싶었다. 그래서 이 게임에서 모두가 살 수 있는 게임이 있다는 것을 다루고 싶었고, 모두가 한 목소리로 희망을 담는 장면을 넣고자 했다.
-의미심장하게 등장한 대스타들이 허망하게 간것은 어떻게 보시는지? 이 때문에 허무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시즌3를 좀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웃음) 시즌3에서는 내 나름대로 그들의 결말과 서살를 전부 다루고자 했다. 유명한 스타들이 출연했다고 해서 전부 유명세를 보고 뽑았다고 생각하겠지만, 박규영, 원지안, 조유리 등등 모두 다 오디션을 선발했다.
-차기작인 'KO클럽'은 어느정도 진행중이신지? '오징어 게임 2'가 청년 문제와 코인 등의 사회적 문제를 다뤘듯이 최근 감독님의 관심 분야가 궁금하다.
차기작 생각은 계속 했는데, 이제 너무 힘들어서 지금은 차기작 생각을 안하고 있다.(웃음) 어떻게 해서든 시즌3를 끝내고 쉬고 싶었다. 시즌1때는 이빨 8개를 뺐는데, 지금도 1,2개를 빼야하는 상황이다. 그보다는 수명이 7,8년 줄어든것 같다. 시즌제는 미국처럼 작가진이 여러있고, 업무를 나눠서 하는게 좋다고 본다. 혼자 하다보니 어쩔수 없는 부분이 많아서 차기작은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기획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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