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수녀들'에서 첫 오컬트 연기에 도전하며 새로운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는 송혜교를 직접 만나 영화 출연 소감, 비하인드 스토리,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8년만에 영화로 복귀하셨다. 소감은?
8년 만인데 그새 새로운 매체와 플랫폼이 늘어나서 홍보 방식이 바뀌어서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지금은 즐기고 있는 중이다. 그것은 드라마 공개때도 마찬가지였다. '두근두근 내 인생' 때만 해도 내 또래들이었는데, 이제 스태프와 배우들 모두 나보다 후배들인게 신기했다. 어린 나이에 촬영장에 있어서 감독님과 선배님들 무서워했는데, 이제는 나보다 어린 후배들이 '선배님 오셨습니까!'라고 인사를 해서 어색할 때가 많았다.(웃음)
-이번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배우로 전여빈 배우를 추천했다고 들었다. 전여빈 배우를 추천한 특별한 이유가 있으셨는지? 함께 호흡을 맞춘 소감은?
너무 좋은 후배이고 동생이어서 꼭 함께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 막상 현장에서 만났을 때는 부끄러움이 많은 친구인데 연기에 돌입하면 바로 돌변하는 모습이 대단했다. 그 점에서 나도 여빈이를 보면서 배운게 많았다. 전여빈 배우는 표현력이 좋은 친구다. 촬영이 끝나면 그날에 있었던 마음, 감정을 문자로 보내주는데 그게 참 시 같아서 참 예뻤다. 그 글이 나에게도 위로가 되었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나는 술마셔야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다.(웃음) 그래서 나도 여빈이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작품에서 시종일관 거대한 플라스틱 물통을 들고다니신다. 그게 이 영화에서 배우님의 메인 아이템이다. 배우님의 이미지와 전혀 안어울리는 아이템인데 여기에 들어잇는 성수를 문우진 배우에게 계속 부으고 있어서 한몸 같았다. 시종일관 이 물통을 들고 다니신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아무래도 이 물통에 악령을 퇴치하는 성수가 들어있어서 유니아(송혜교)와 같이 다녀야 하는 물품이다. 에피소드라면 촬영 당시가 너무 추운 날이어서 나에게 계속 물을 맞아야 하는 우진군이 고생이 많았다.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6,7시간 동안 촬영한 거라 여러 번 부어야 해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 그래도 '큐' 사인이 들어가면 시원하게 부어버렸다.(웃음)
-시종일관 유니아는 감정을 억누르고 대사를 쳐야만 했다. 어떻게 설정했나?
전여빈이 연기한 미카엘라는 본인의 트라우마를 밀어내고 인정하지 않는 인물이라면, 유니아는 모든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유니아가 감정적으로 전혀 흔들리지 않는 캐릭터라고 생각했으며, 대신에 한 아이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구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그 와중에 종교계에서도 찍혔고, 문제도 많은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는 생명을 지키는 게 우선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발견한 나만의 얼굴이 있다면?
어렸을 때 연기할 때만 해도 내가 예쁘게 나오는지를 유심히 봤는데, 지금은 내 얼굴보다는 내가 표현한 대로 잘 나왔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특히 엑소시즘, 구마 연기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그 장면을 연기하는 데 있어서 어떤 표정이 나올까 궁금했는데, 막상 보니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오컬트 하면 무서운 부분을 포인트로 볼수 있는데, 나는 이 작품에서 신념이 다른 여성이 아리를 살리기 위해 목적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게 집중했으면 했다. 그래서 무서운 표정보다는 감정에 집중했다.
-아무래도 전설의 영화 '엑소시스트' 때문에 구마 장면이 하이라이트가 될수밖에 없다. 연기였지만, 빙의와 구마 연기로 인해 섬뜩했던 특별했던 여운을 없었는지? 구마 연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듣고 싶다.
있었으면 좋았는데, 무섭거나 섬뜩한 여운을 없었다. 대신에 촬영 후 악몽을 꿨는데, 그거 때문에 2,3번 깬적이 있었다. 촬영 당시 내가 한번도 읽어본 적 없는 라틴어 대사와 어감 때문에 마냐 어색해서 현장에 있는 배우들과 대사를 주고받고 맞추는데 집중했다. 그리고 촬영감독님을 만나 앵글이 어떻게 돌아가고 어떤 그림을 원하시는지를 이야기 나누며 해당 감정을 완성하려고 했다.
-유니아는 시종일관 흡연을 하고 있어서 흡연신이 유독 많았다. 소감은?
어렸을 때 담배 피우는 캐릭터가 있는 영화 출연 제안을 받았는데, 그때 흡연신 때문에 못하게 되었다. 그때는 어린 마음에서 하기 싫었 던것 같다. 그때만 해도 술은 하고 있었는데, 더 나쁜건 하지 말자가 내 원칙이었다.(웃음) '검은 수녀들' 대본을 보고 담배 장면을 빼달라고 부탁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러면 자유로운 유니아의 성격을 잘 표현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기로 했고, 6개월 전부터 주변의 흡연자들을 만나서 어떻게 흡연을 해야 하는지 배우게 되었다. 가짜로 피면 유니아의 모든게 가짜처럼 보일수 있어서 진짜로 피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웃음) 영화를 보면 무당인 친구와 절벽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사실 아침에 빈속으로 촬영한 장면이었다. 그런 와중에 연달아 5개를 피웠는데 그 때문에 어지러워서 절벽에 떨어질 뻔했다.(웃음)
-'더 글로리' 이후 이와 비슷한 장르물들을 연속으로 만나고 있다. 과거에만 해도 로맨스,멜로만 많았는데 말이다. 소감은?
물론 장르물 제안을 계속 받고 있지만, 멜로물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멜로가 잘되다 보니 저 친구는 멜로를 잘하겠다라고 해서 계속 비슷한 작품이 들어오게 되었고, 다행히 전혀 다른 사랑 이야기이다 보니 해봐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도 이별, 사랑에 관한 아픔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연기적인 한계를 느꼈고, 그래서 다른 작품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만난게 '더 글로리'였다. 덕분에 연기와 작품에 관한 재미를 다시 갖게 되었고, 지금의 '검은 수녀들'을 만날 수 있었다.
-마침 최근 '더 글로리' 출신 배우들의 신작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리고 모두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맞다. 임지연, 차주영 모두 좋은 결과물을 선보이다. 사실 방영전 함께 셋이 만나 밥을 먹었는데, 다들 자신감 없는 소리만 해서 함께 걱정해 줬다. 그런데 방송을 보니 둘다 잘했고, 흥행도 잘되고 있었던 거였다. 왜 다들 내 앞에서 우는 소리를 한건지 모르겠다.(웃음) '더 글로리'때 모두 좋은 연기를 펼쳤고 함께 좋은 연기를 만들었던 동료들이기에 그들 모두 다 잘할 거라 생각했다.
-이 작품 이후 들어오는 작품들은 대부분 어떤 성향의 작품들 인지?
예전과 달리 무거운 장르물과 코미디물도 함께 들어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코미디를 해보고 싶다. 사실 주변인들이 내가 예능하면 실체가 들통난다며 예능을 하지 말라고 한다.(웃음) 내 MBTI가 INFJ인데 옆에는 다 T같다라고 한다.(웃음) 과거 드라마 '풀하우스'를 할때 연기가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표민수 감독님이 재미있게 연기할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수 있어서 좋았다. 그때는 20대였는데, 40대에 맞는 코미디를 한번 해보고 싶다.
-인터뷰를 준비하다가 '함게 작업한 동료들이 말한 배우 송혜교'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는데, 표민수, 유철용 피디님, 최희서, 이정향 감독 등 함께 일한 배우, 연출진이 배우님을 언급한 내용이었는데, 공통적으로 연기의 디테일을 칭찬하면서도 대인관계가 좋아 배우, 스태프들이 좋아하고 언제든 또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라고 말한다. 그만큼 현장에서의 대인관계를 잘 관리하는게 배우님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사람과의 관계에 특별히 공들이시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하다.
어렸을 때부터 계속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나는 편하고 유쾌한 게 좋은데, 어떤 사람이 아주 말 자체를 안하면 신경이 쓰였던 편이었다. 그래서 나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런 마음으로 다가가서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고 싶었다. 스태프들 모두 오래된 분들도 많고 어렸을 때 알던 사람들인데, 20년이 넘게 알고 지내가 도비 이제 모두들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럴수록 더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 좋았다. 그런데 배우님이 신비주의 이미지가 있어서 이런 유쾌한 분인줄을 모르고 있다. 그래서 대중분들이 많이 오해하고 계시는것 같은데, 혹시나 대중들이 오해하는 대표적인 편견이 있다면?
나를 새침데기, 이기적인 여자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았다.(웃음) 그동안 나를 차가운 이미지의 사람으로 알았는데, 이번에 브이로그로 올라온 걸 보더니 놀라는 분들이 많았다. 앞으로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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