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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대배우가 된 이정재를 직접 만나 출연 소감과 제작,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시즌 2가 애초에 기획에 없었다고 들었다. 그런 가운데 완성된 결과물을 본 소감은 어떠신지?

시즌 1 당시 회사에서는 성기훈이 너무 찌질남이라고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웃음) 그런데 나는 '오징어 게임'에서 캐릭터들의 애환이 잘 녹여진 작품으로 읽었고, 성기훈 같은 소시민 같은 사람이 선한 마음을 잃지 않는 모습에서 이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람과 함께해야 한다는 주제가 더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나는 꼭 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이후 시즌 2를 할지 감독님께 계속 여쭤봤는데, 그때마다 감독님은 시즌 2는 없다고 누누이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도 기대를 안 했는데, 전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하다 보니 그에 대한 보답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 2의 마지막은 성기훈이 공항에서 다시 뒤돌아 가는 장면으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저기서 저런 선택을 할까 의문으로 봤지만, 나는 성기훈이 저런 선택을 한 이야기에 관한 고민과 해답이 잘 담겼으면 했다. 그러한 고민이 잘 담겼기에 시즌 2는 나올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한다.

-최초 영상이 공개되었을 당시 이서환 배우가 연기하는 정배가 출연하는 장면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런데 기훈이 정배와 함께하는 순간들을 보니 이 작품이 더 정겹게 느껴졌다. 이서환 배우, 정배와 게임의 참가자로 함께 재회한 소감은?

나는 그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너무 잔인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속도를 내면서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정배의 죽음이 쓰여 있는 결말을 보고 너무 안쓰러웠다. 이서환 배우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잘 만드는 배우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때도 만났고, 시즌 2때도 함께 작업했지만 본인만의 캐릭터를 잘 만든 분이여서 정말 진짜 친한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다. 시즌 2에서 재회하니 당연히 옛 동료와 일한다는 기쁜 마음은 있었지만, 이 친구가 어떻게 될지 잘 알기에 너무 기뻐하지는 않았다. 결말을 알고 연기했기에 감정적으로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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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을 추억할수 있는 상징적 장면들을 다시 연기했다는 점에서 느낌이 새로웠을 것이다. 게임 참가전 프로필 사진을 찍는 모습,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에서 사람들을 통제하는 장면 등 시즌 1의 장면을 새로운 해석으로 연기하신 소감은 어떠셨는지?

사실 대본을 받기 전에 최초 게임이 뭐가 될지 궁금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나왔는데 이 전략이 참 좋았다고 본다. 시즌 1과 시즌 2의 간극이 커진 만큼 익숙한 게임이 들어오면서 시청자들이 다시 세계관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기훈이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노력과 목표를 잘 표현한 장면으로 재해석 되어서 나는 좋은 의도라고 생각했다.


-한국의 톱 배우들, 신스틸러, 아이돌로 구성된 철인 5종 경기의 구성원이 인상적 이었다. 언제 이정재, 이병헌, 강하늘, 이서환, 조유리가 한팀이 되는 연기를 볼수 있을까? 이 장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싶다.

여기서 내가 맡은 역할이 제기차기인데, 그게 정말 쉽게 되지 않았다.(웃음) 그래서 2달간 연습을 했는데, 5개의 게임을 한 팀이 하는 설정은 그거 때문에 나왔다. 나는 제기, 누구는 공기, 비석치기를 했는데 막상 하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비석치기는 CG로 공기놀이는 '생활의 달인' 분을 초대해서 촬영했다. 그런 상황에서 제기차기는 연습하고 있냐라는 압박을 받았는데 정말 힘들었다.(웃음) 실제로 차보니까 2개 이상은 나오지 않더라. 촬영전까지 계속 연습했는데, 계속하니 골반이 너무 아파서 힘들었다.(웃음) 이 장면들을 위해 모든 배우들이 자기 종목을 세트장에서 연습하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는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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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에서는 철없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시즌2에서는 트라우마를 조금 극복하고 상우 엄마, 새벽의 동생을 챙겨주는 기훈의 어른스럽고 가장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로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모습이 짠하기도 해서 이게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또다른 주제가 아닌가 생각했다. 시즌 1과 달라진 성기훈을 연기한 소감은?

시즌 1 후반부를 보면 기훈이 게임장에서 살아돌아온 모습을 봤을 것이다. 그때부터 기훈은 예전의 모습과 달라졌다. 456억원이 있었는데도 2,3년간 노숙자로 살았던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시즌 2에서 달라진 모습은 바로 시즌 1의 모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찌 보면 시즌 1에서 보여준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어쩔수가 업었다고 본다. 전체적인 드라마는 정배같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했기에 기훈이 진지해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감독님이 선택한 좋은 방법이었다고 본다.

-홍보를 위해 전세계를 다니고 계시는데, 그때마다 K-콘텐츠의 달라진 위상을 느끼시는지?

그런데 나는 하필 왜 이럴 때 K-콘텐츠 산업이 많이 위축되었을까 아쉽게 생각한다. 해외에서 지금 우리 콘텐츠를 기다리는 해외 팬들이 상당이 많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럴 때 우리 문화 산업이 많이 위축되었다. 그래서 예전만큼 더 많이 제작하고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방법이 되었든 간에 예전만큼 활발하게 제작 환경이 바뀌어 질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생각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 2 촬영도 바쁘셨을텐데 스타워즈 드라마 '애콜라이트'에도 출연하셨고, 영화 '리볼버'에서는 비중있는 특별출연까지 하셨다. 꽤 바쁜 스케줄 일텐데 이렇게 지속적으로 작업하고 도전할수 있었던 원동력이 있었다면?

책임감 때문인 것 같다.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갈수록 더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징어 게임' 시즌 1 출연도 나에게 제안주신 제작진분들에게 연기록 책임감을 표현하기 위함이었고, 회사에서 제작한 '헌트'역시 책임감 있게 완성도를 높여야 하는 것도 내 목싱었다. '애콜라이트' 출연도 나를 캐스팅하기 원한 분들을 위한 책임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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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 만큼 캐릭터에 한계 혹은 갈증이 생기는 캐릭터가 있으신지?

'오징어 게임' 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이정재는 이제 악당만 하는 것 아닌가라는 시선이 많았다. 그때 당시만 해도 내가 나이를 먹어가는 배우가 되니 쎈 캐릭터들에 대한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보좌관' 같은 캐릭터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 잘 기다리고 잘 해내면 또 다른 기회가 얼마든지 올수있겟다고 생각했다. 역시 캐스팅 당하는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때 그 모습을 잘 보여주고자 한다. 나에게 주신 캐릭터를 좀 더 좋은 모습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넷플릭스에서 배우님의 첫 인생작이라 할수있는 '모래시계'가 최근 올라왔다. 마침 넷플릭스에는 배우님의 신인 시절 부터 거의 대부분의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나의 모든 출연작이 함께 기록되어 있는 소감과 글로벌 팬들에게 선보이게 된 소감은?

'모래시계'는 나를 세상에 알리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며, 그 해에 같이 찍은 작품중 영화 '젊은 남자'가 있었다. 그 작품은 배창호 감독님에게 연기 지도를 받으며 연기한 작품인데, 그해 신인상을 많이 받았다. 두 작품은 신인인 나에게 큰 성공을 선물해준 작품이며, 나에게는 의미 있는 한 해였다. 그 이후부터 내가 작품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졌다고 본다. 그런데 그 두 작품이 넷플릭스에 올라왔다고 하니…(한숨을 쉬며 허탈하게 웃음) 참 쑥스러운 나의 예전 얼굴을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는데, 어떻게 보면 미숙한 표현이 보이는 작품인데 지금 그 작품을 해보라면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웃음) 당시 20대의 나는 거칠었지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에너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못할 것 같다. 오랜만에 당시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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