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연예계는 그 어느 때보다 변화무쌍한 시기를 맞고 있다. K팝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엔터테인먼트사들의 경영 전략에도 지각 변동이 일고 있는 가운데,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씨제스 스튜디오가 잇따라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때 쟁쟁한 배우들을 품으며 드라마와 영화계를 주름잡던 두 회사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YG, 음악에 집중…선택과 집중 전략 택하다

YG 엔터테인먼트 로고

YG는 지난 1월, "본업인 음악에 집중하기 위해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며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김희애, 차승원, 유인나, 이성경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YG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YG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사업 영역을 축소하는 것을 넘어, 핵심 역량인 음악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왜 지금, 음악인가?

블랙핑크 (YG 엔터테인먼트 출처)

최근 몇 년간 YG는 잇따른 악재와 부진한 실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간판 그룹 빅뱅의 멤버였던 승리의 '버닝썬 스캔들'은 회사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고, 이후 YG는 4세대 아이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며 위기를 맞았다. 블랙핑크를 잇는 차세대 K팝 그룹을 육성하는 데 실패하면서, YG는 블랙핑크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YG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블랙핑크의 컴백과 월드 투어를 적극 지원하고, 베이비몬스터, 트레저 등 신인 그룹 육성에 박차를 가해 음악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시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문어발 확장? 이제는 핵심 역량 집중!

사실 YG는 한때 '문어발 확장'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다양한 사업 분야에 진출했다. 화장품, 외식, 스포츠, 드라마 제작 등 엔터테인먼트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사업까지 손을 뻗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하나둘씩 정리하는 수순을 밟았다. 이번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 철수 역시 이러한 '군살 빼기'의 일환으로, 비주류 사업의 수익성이 낮아지면서 본업인 음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씨제스, 제작 중심으로…콘텐츠 투자 확대

씨제스 스튜디오 로고

YG에 이어 씨제스 스튜디오 역시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을 정리한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설경구, 류준열, 문소리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소속된 씨제스의 결정에 업계는 술렁이는 분위기다. 씨제스 측은 "콘텐츠, 음반 등 제작 중심의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불필요한 비용 구조를 정비하는 체질 개선과 구조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매니지먼트, 더 이상 '황금알' 낳는 거위 아냐

씨제스의 변신은 변화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다. 과거 배우 매니지먼트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지만, OTT 플랫폼의 등장과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로 인해 더 이상 예전만큼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 시장이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전통적인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 모델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콘텐츠가 답이다

영화 '올빼미터

씨제스는 이미 2023년 사명을 변경하고 콘텐츠 제작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영화 '올빼미', 드라마 '카지노' 등을 공동 제작하며 콘텐츠 제작사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 철수는 씨제스가 앞으로 콘텐츠 제작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자체 IP를 확보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배우들은 어디로?…엇갈리는 전망

YG와 씨제스의 결정으로 소속 배우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스타급 배우들은 이미 FA 시장에 나와 새로운 소속사를 물색 중이며, 몇몇은 독립적인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들의 선택은 각자의 경력, 활동 계획, 그리고 새로운 소속사의 비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대형 기획사 vs 부티크 에이전시 vs 홀로서기

YG 엔터테인먼트 배우들 기부 화보 (엘르)

이제 배우들에게는 크게 세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다. 첫째, 기존의 대형 기획사로 이적하는 것이다. 안정적인 시스템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둘째, 최근 늘어나는 추세인 부티크 에이전시를 설립하거나 합류하는 것이다. 개인의 개성과 역량을 살린 맞춤형 매니지먼트를 받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셋째, 소속사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것이다. 모든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하지만, 그만큼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엔터 시장, '제작' 중심으로 재편될까?

씨제스 스튜디오 배우들 단체사진 (마리끌레르)

YG와 씨제스의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 철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구조 재편을 알리는 신호탄일지도 모른다. 과거 '스타'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엔터 시장이 이제는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엔터테인먼트사들이 제작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플랫폼과의 협력을 모색하며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누가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미래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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