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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두아 신혜선 “사라킴은 진짜 이름은 중요치 않아, 모순덩어리 인물일 뿐”

장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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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는 가짜와 진짜를 구분할 수 없는 시대에 사각지대를 교묘히 파고든 사라킴(신혜선)과 그녀의 욕망을 추적하는 형사 무경(이준혁)의 이야기를 그렸다.

1화부터 주인공 사라킴의 시체가 발견되며 범인을 추적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 ‘사라킴은 누구인가’를 끊임없이 되새기게 한다. 이중 미스터리 구조를 취한 의도는 추리소설처럼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데 일조했다. 매화 끝자락에서는 다음 화를 누르지 않을 수 없는 클리프행어가 제대로 적중했다. 끊어 보지 않고 8화까지 단숨에 보는 정주행의 묘미가 있다.

새로운 이름과 인물이 끊임없이 등장하며 진실의 국면이 계속해서 바뀐다. 지금까지의 진실이 허구가 되고, 상상이 물거품이 되기도 한다. 사라킴의 네 페르소나는 양파 껍질 벗기듯 계속 등장한 후 작품 속에서 자유롭게 활보한다. 사라킴은 대체 누구였을까? 왜 이런 일을 벌인 걸까? 끝까지 존재했지만 존재하지 않았던 허상을 았던 걸까?

20일 종로구의 카페에서 ‘사라킴’을 연기한 신혜선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심도 있게 풀었다. 그는 사라킴을 연기하며 극도의 어려움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모든 연기가 힘들지만 힘들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 타입인데, 이번에는 감정 표현에 계획이 서지 않았던 작품이다. 연기 톤과 대사 해결 방식이 도전이었다. 연기 루틴에서 벗어나 새롭고 다른 경험을 했다. 풀어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글이다.

사라킴의 진짜 이름은..?

-작품 선택 계기가 궁금하다.

“대본상에 사건과 인물관계, 결말이 흥미로웠고 궁금해서 선택했다. 여러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재미로 받아들였다. 업계 최고의 사람들이 뭉쳐 만들었는데 공개되고 나니 칭찬이 많아서 은근 보상받는 기분이다. 다만 글로만 봤을 때는 인물의 감정선이 읽히지 않아 애먹었다. 대본에서부터 인물의 성향, 성격, 외모, 말투가 계산되면서 감정까지도 전이되는데, <레이디 두아>는 그렇지 않았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계획이 서지 않았던 작품이긴 했다.”

-비선형적 타임라인과 여러 캐릭터가 등장한다. 모두 하나의 인물이지만 환경에 맞춰 세심한 변화가 관건이었겠다. 연기할 때 가장 중점 둔 부분은.

“아무래도 대본이나 캐릭터의 흐름대로 촬영할 수 없어서, 각 페르소나가 엮이는 인물과 관계성과 상황에 맞춰 연기해야 했다. 약간의 변형과 연결성을 둔 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사라킴은 겉으로는 감정이 드러나지 않아야 했고, 진실과 거짓이 혼합된 인물이었으면 했다. 이미지로 설명하자면 호수 위의 백조 같은 느낌이다. 물 위에서는 우아해 보이는데 물 밑에서는 물장구를 열심히 치는 것 같았다.”

-사라킴의 진짜 이름은 무엇이라 생각했나.

“처음부터 설정한 이름은 없었다. 대본에는 사라킴이라고 되어 있었다. 작품 속에서 진짜 이름이 뭐냐는 건 중요하지 않았다. 부두아란 이름도 ‘레이디 디올’을 빌려 만든 거다. 인터넷에는 제주도 출신이라는 설도 있던데.. (웃음) 두아라는 이름은 자기 연민과 혐오가 섞인 이름이다. ‘너를 너무 사랑하지만 네가 너무 싫어!’ 같은 모순덩어리를 말하는 거다.”

-사라킴의 뚜렷한 전사가 등장하지 않아 미스터리한 인물로 보인다. 철저한 계획으로 부두아를 만들고 이름을 속여왔지만 돌발행동도 서슴지 않는다. 밖에서 떨고 있는 노숙인에게 장갑과 목도리를 벗어준다든지, 자선냄비에 현금 다발을 넣고 온다. 남들에게 보여주려는 의도인지, 진심인지, 어떤 마음에 기인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나.

“내면에서 나왔던 게 아닐까 싶다. 정말로 부를 갖고 태어났다면, 봉사 정신이 투철했을 수 있겠다.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가진 자의 여유, 그러니까 비뚤어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느껴보고 싶었던 우월감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사라킴의 첫 번째 이름인 ‘목가희’의 전사를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하던데..

“목가희는 사라킴의 첫 페르소나라 전사가 있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가짜와 진짜가 뒤섞인 존재가 사라킴이라. 인물의 시작점이 되어야 할지, 쌓인 서사가 없는 데 흑화 되는 설정으로 봐야 할지, 연장선상의 지점부터 보여주어야 할지, 고민했다. 감독님과 논의 끝에 목가희도 도용된 신분이란 결론을 내렸다.”

-사라킴은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 그중 누구와 진심이었을 거라 추정하나.

“사라킴은 자기애가 강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사랑할 여유가 없다. 부두아를 만든 것도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다만 저라면 홍성신(정진영)과의 관계를 꼽겠다. 남녀 사이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관계였다. 사라킴을 완성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했던 인물이고, 사라킴으로 거듭나기 위한 마음가짐도 홍성신으로 인해 깨달았던 것 같다. 사실은 복수하러 갔던 건데 홍성신에게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낄 만큼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마지막에 신장 샘플에 손써 준 것도 아마 홍성신이었을거라 추측한다.”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김미정이 되기로 한 선택에 동의하나.

“부두아는 곧 사라킴이었다. 사라킴이 목가희, 김은재로 신분세탁하면서까지 브랜드를 만든 건 은유적인 표현이다. 여러 이름을 빌려 살았지만 결국에는 고급화된 자기 자신을 갖고 싶었던 게 아닐까.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자신을 만들어간 거다. 종국에 브랜드를 지킨 건 자기 자신을 지킨 것이나 다름없다.”

부두아는 곧 사라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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