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 9분 기립박수’ 로버트 패틴슨 신작 ‘프라임타임’ 올해 최고 걸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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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트 패틴슨이 주연을 맡은 신작 심리 범죄 스릴러 영화 ‘프라임타임(Primetime)’이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되며 평단과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랜스 오펜하임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인 이 작품은 지난 주말 베니스 리도섬에서 열린 공식 상영회 직후 관객들과 평단으로부터 무려 약 9분간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이번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로 등극했다.
해외 주요 영화 평점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4%, 메타크리틱 78점, IMDB 평점 8.2점 등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초기 평점을 기록하며 다가오는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및 주요 부문 레이스에 청신호를 켰다.
범죄 예방 프로그램과 실존 인물 크리스 한센의 재구성

영화 ‘프라임타임’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방영되며 미국 전역을 뒤흔들었던 NBC의 탐사 보도 리얼리티 프로그램 ‘투 캐치 어 프레데터(To Catch a Predator)’와 그 유명한 진행자 크리스 한센을 정조준하여 모티브로 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미성년자에게 접근하려는 아동 성범죄자들을 유인하는 함정 수사를 벌였고, 이들이 약속 장소에 나타나는 순간 크리스 한센이 등장해 이들을 현행범으로 몰아세우는 방식으로 엄청난 화제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영화의 각본은 아존 싱이 집필했으며, 루크 디트리치가 저명한 매체 ‘에스콰이어’에 기고했던 탐사 기사 “오늘 밤 데이트라인에서 이 남자는 죽을 것이다”를 뼈대로 삼았다.
이 기사는 2006년 텍사스주 록월 카운티의 지방 검사보였던 빌 콘라트를 대상으로 벌어진 실제 함정 수사 사건의 비극을 다루고 있다. 당시 콘라트는 경찰과 방송 카메라가 자신의 집을 포위하고 들이닥치자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이는 텔레비전 저널리즘의 윤리와 도덕성에 대한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다큐멘터리 ‘렌 페어’ 등을 통해 현실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포착해왔던 랜스 오펜하임 감독은 다큐멘터리 연출가 출신다운 묵직한 시선과 특유의 서스펜스를 극영화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감독은 자신의 연출 의도에 대해 “저널리즘의 십자군을 자처하는 인물, 시청률과 돈만을 좇는 무자비한 방송 제작자, 그리고 할리우드에서의 성공을 꿈꾸는 몽상가 등 거대한 방송 시스템 안에서 얽힌 야망이 위기로 치닫는 과정을 추적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감독의 아내가 실존 인물 크리스 한센의 카메오 영상을 선물해 준 것이 그가 이 캐릭터의 이면을 영화화하기로 결심한 결정적 계기였다.
로버트 패틴슨의 파격적인 변신과 캐스팅 비하인드

주연을 맡은 로버트 패틴슨의 파격적인 변신은 이 영화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흥미롭게도 패틴슨은 당초 이 영화에 주연 배우가 아닌 프로듀서로서만 참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크리스 한센이라는 복합적인 캐릭터가 뿜어내는 묘한 매력에 강하게 끌렸고, 결국 직접 주인공 역을 맡기로 결단을 내렸다.
베니스 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현장에서 패틴슨은 “처음에는 다른 누군가를 위해 최고의 배역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했지만, 작품을 구상할수록 이 역할에 애착을 갖게 되었다.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이었다”라고 털어놓았다.
실존 인물인 한센을 완벽하게 연기하기 위해 패틴슨은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다. 특히 그는 미국 체류 당시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촬영하던 시절 처음으로 이 프로그램을 접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한센 특유의 억양과 발성을 모방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패틴슨은 한센의 과거 방송과 최근 팟캐스트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는데, “지금까지 내가 맡았던 그 어떤 배역보다도 엄청난 막노동이 필요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한센의 어두운 대사를 쉴 새 없이 중얼거리는 바람에 행인들을 당황하게 만든 적도 많았다. 랜스 오펜하임 감독은 패틴슨이 창조해낸 캐릭터를 두고 “마치 제리 맥과이어와 드라큘라가 섞인 듯한 인물”이라고 묘사하며 그의 연기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놀라운 점은 패틴슨이 ‘프라임타임’을 준비하고 촬영하는 기간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차기작 ‘오디세이’, 그리고 ‘디 마이 러브’, 젠데이아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더 드라마’ 등 할리우드 최고 기대작들의 빽빽한 일정과 모두 겹쳤다는 사실이다. 쉴 틈 없는 강행군 속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독립 제작사인 ‘이키 에네오 알로’를 통해 공동 제작자로 이름을 올리며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깊이 관여했다.
조연진의 면면도 매우 화려하며 극의 완성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메릿 웨버가 시청률과 화제성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프로듀서 앤디 벤더 역을 맡아 긴장감을 조율한다.
스카일러 기손도는 프로그램의 함정 수사 작전에 미끼로 고용되어 배우로서의 성장을 꿈꾸는 젊은 지망생 댄 플럼 역을 연기했다. 그는 극 중 댄이 크리스 한센을 우상화하는 감정과 실제 자신이 대배우 로버트 패틴슨과 연기하며 느낀 긴장감이 맞닿아 있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유명 싱어송라이터인 피비 브리저스가 이번 영화를 통해 전격적으로 연기에 데뷔하여 큰 화제를 모았다. 그녀는 굵고 매력적인 말소리와 천사 같은 노랫소리의 대비를 눈여겨본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 끝에 캐스팅되었으며, 범죄자를 유인하는 미끼 델 하비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실존 인물 크리스 한센의 엇갈린 반응과 논란

자신의 실화가 거대한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얽힌 실제 주인공 크리스 한센의 반응 역시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센은 이번 영화 제작에 어떠한 형태로도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며, 패틴슨의 캐스팅과 영화의 방향성에 대해 다소 복잡하고 비판적인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최근 미국 연예 매체 엔터테인먼트 투나잇과의 인터뷰에서 “당연히 나를 흉내 내기 위해 많은 연습을 했다는 것은 알 수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너무 과장되고 극적인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내 아내와 가족들은 패틴슨이 나를 꽤 훌륭하게 모방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며 흥미로운 평가를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 제작진과의 이면에는 크고 작은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한센은 베니스 영화제 월드 프리미어 이전에 영화를 미리 관람할 수 있도록 초청을 받았으나, 제작진 측이 사전에 요구한 엄격한 비밀유지계약 서명 조항에 강한 이의를 제기하며 결국 관람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일부 매체는 한센 측이 9월 ‘프라임타임’ 개봉 시기에 맞춰 해당 영화가 상영되는 미국 내 주요 극장에 자신의 개인적인 영상을 틀기 위해 광고 지면을 자비로 구매했다는 소식까지 보도하며 영화 안팎으로 장외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러한 외부의 잡음에 대해 로버트 패틴슨은 한발 물러서서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베니스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나는 단지 한센 본인이 이 영화를 진심으로 좋아해 주길 바랄 뿐”이라며 “프로그램을 반복해서 볼수록 그의 존재감에는 형언하기 힘든 자성적인 무언가가 있다. 사람들이 무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쇼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전적으로 그가 카메라 앞에서 보여준 카리스마 덕분”이라며 실존 인물에 대한 깊은 존중의 뜻을 표했다.
A24의 오스카 캠페인 전략과 ‘프라임타임’의 흥행 전망

베니스 영화제에서의 성공적인 데뷔 이후 주요 매체와 영화 평론가들은 ‘프라임타임’의 완성도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쏟아내고 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 영화를 “2000년대 중반 텔레비전 산업의 이면으로 관객을 끌고 들어가는 깊이 있고 어둡고 초현실적인 몰입”이라고 극찬하며, 패틴슨의 연기 변신을 향해 “기이하고 매혹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영화계 평단은 패틴슨의 섬세하고 광기 어린 연기를 올해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최고의 연기 중 하나로 주저 없이 꼽으며 내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의 유력한 후보로 그를 거론하고 있다.
뱀파이어 소년에서 인디 영화의 기린아로, 배트맨을 거쳐 마침내 집요한 내면을 지닌 탐사 저널리스트로 분한 그의 한계 없는 스펙트럼이 오스카 트로피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전 세계 영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독립 영화 제작사 A24는 최근 수년간 독창적인 영화들을 앞세워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며 할리우드의 새로운 권력으로 자리 잡았다. 일각에서는 A24가 연말 시즌에 강력한 수상 후보작들을 배치해왔던 과거 전략과 비교해, 이번 9월 25일 개봉 확정이 다소 이례적인 행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베니스 영화제를 비롯한 가을 영화제 순회를 통해 입소문을 극대화하고 그 열기를 연말까지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배급사의 강한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배우 로버트 패틴슨의 압도적인 인생 연기와 랜스 오펜하임 감독의 치밀하고 흥미진진한 서사가 융합된 이 웰메이드 스릴러가 올가을 전 세계 극장가를 거세게 뒤흔들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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