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들의 ‘영화 취향 대립’이 불러온 비행기 추락… 루벤 외스틀룬드 신작 파격 플롯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2회 수상에 빛나는 블랙 코미디의 거장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이 차기작 ‘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이즈 다운(The Entertainment System Is Down)’으로 다시 한번 전 세계 영화계를 뒤흔들 준비를 마쳤다. 인간 사회의 위선과 본성을 날카롭게 해부해 온 그의 장기가 이번에는 하늘 위 한정된 공간에서 폭발할 예정이다.
외신을 통해 공개된 이번 신작은 런던을 떠나 시드니로 향하는 장거리 비행선 속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재난 드라마를 그린다. 사건의 발단은 황당하게도 기내 모니터 시스템의 전면 고장이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 승객들을 달래기 위해 승무원들은 단 하나의 공용 스크린을 임시로 설치하게 되는데, 문제는 ‘어떤 영화를 틀 것인가’를 두고 발생한다.

러시아의 거장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이 연출한 묵직하고 철학적인 영화 ‘리바이어던’을 관람하자는 일부 승객들과, 가볍고 유쾌한 아담 샌들러의 코미디를 요구하는 다수 승객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며 기내는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한다. 타협점을 찾지 못한 갈등이 극에 달하자, 시스템을 어떻게든 고쳐보려던 승무원들이 비행기 바닥을 열고 무리하게 기계를 만지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연쇄적인 기체 결함이 발생하면서 비행기는 결국 통제 불능의 추락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승객들의 사소한 취향 싸움과 거부감이 비행기 추락이라는 파멸적 재앙으로 이어지는 블랙 코미디적 풍자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해외 영화 전문 매체 스크린 데일리(Screen Daily)는 19일자 보도를 통해 외스틀룬드 감독이 ‘슬라노 필름 데이즈’ 행사에서 밝힌 구체적인 비하인드를 전했다. 감독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승객들이 ‘리바이어던’을 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결국 비행기가 추락하게 되는 이야기”라며 영화 속 냉소적인 설정을 직접 확인했다. 또 다른 매체 월드 오브 릴(World of Reel) 역시 21일자 기사를 통해 이 파격적인 플롯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
키아누 리브스, 커스틴 던스트, 다니엘 브륄 등 화려한 할리우드 스타 라인업을 구축한 이번 작품은 은퇴한 보잉 747 여객기를 직접 구입해 세트로 재조립할 만큼 압도적인 스케일과 리얼리티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 사회의 소통 부재와 집단적 갈등을 스크린 선택이라는 유머러스하면서도 섬뜩한 비유로 풀어낸 이 작품은 오는 2027년 5월 칸 영화제를 겨냥해 후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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