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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후속 ‘클리프 부스의 모험’ 11월 개봉

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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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티노가 쓰고 핀처가 메가폰을 잡다, ‘클리프 부스의 모험’이 예고한 극장과 스트리밍의 신인류

2019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그림자이자 묘한 서스펜스를 풍기던 스턴트맨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 아내 살해 의혹을 품은 채 노란색 폭스바겐을 몰고 할리우드 언덕을 질주하던 그 마초적인 인물이 마침내 온전한 자신만의 서사를 입고 돌아온다.

넷플릭스가 제작을 맡고, 스릴러의 거장 데이비드 핀처가 연출하며, 쿠엔틴 타란티노가 각본을 완성한 스핀오프 후속작 ‘클리프 부스의 모험'(The Adventures of Cliff Booth)이 베일을 벗었다. 단순한 플랫폼 독점 공개를 넘어 변칙적인 대규모 극장 배급 전략까지 확정 지은 이 메가 프로젝트의 현재까지 알려진 팩트와 영화사적 의미를 짚어본다.

타란티노의 텍스트, 핀처의 렌즈로 재구성되는 1977년

‘클리프 부스의 모험’은 당초 쿠엔틴 타란티노가 자신의 은퇴작으로 고려하던 ‘더 무비 크리틱'(The Movie Critic)의 구상 단계에서 파생된 프로젝트다. 타란티노는 익숙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은퇴작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연출에서 물러났지만, 자신이 집필한 각본의 잠재력을 믿고 제작자이자 주연인 브래드 피트에게 메가폰을 넘겼다. 브래드 피트의 전폭적인 구애로 연출을 맡은 이는 다름 아닌 데이비드 핀처다. ‘세븐’, ‘파이트 클럽’,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 이어 두 사람이 무려 네 번째로 의기투합한 순간이다.

타란티노 특유의 수다스럽고 위트 넘치는 대사체와 대중문화에 대한 오타쿠적 오마주가 데이비드 핀처의 강박적일 만큼 정교한 미장센, 차가운 디지털 카메라 워크와 어떻게 화학 작용을 일으킬지가 이 영화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1969년의 할리우드를 다뤘던 전작에서 시대를 껑충 뛰어넘어 이번 작품의 배경은 1977년이다. 디스코 열풍이 불고 뉴 할리우드 시네마의 격동이 몰아치던 또 다른 황금기, 클리프 부스는 스턴트맨을 넘어 일종의 ‘할리우드 해결사(Fixer)’로 활약하며 또 한 번 시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예정이다.

2억 달러의 예산, 그리고 별들의 전쟁

넷플릭스는 이 프로젝트에 무려 2억 달러(한화 약 2,700억 원)의 제작비를 과감하게 투입했다. 이는 타란티노와 핀처 두 감독의 필모그래피를 통틀어 역대 가장 높은 제작비 규모다. 시대상을 완벽하게 고증하기 위한 세트 구현과 대규모 프로덕션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촬영은 2025년 7월부터 2026년 1월까지 극비리에 진행되었다.

브래드 피트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안겨준 클리프 부스 역으로 복귀한 가운데, 전작에서 랜서(Lancer) 역을 맡았던 티모시 올리펀트가 제임스 스테이시 역으로 다시 합류해 세계관의 연속성을 잇는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릭 달튼 역)의 카메오 출연은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새롭게 합류한 앙상블 캐스팅의 면면이 화려하다. 이번 작품에는 엘리자베스 데비키, 스콧 칸, 카를라 구지노,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피터 웰러, 홀트 맥칼라니가 합류한다.

핀처의 오랜 파트너인 촬영감독 에릭 메서슈미트(‘만크’, ‘더 킬러’)가 카메라를 잡았고, 음악은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가 맡아 1970년대 후반의 공기를 서늘하고 감각적인 사운드로 채울 예정이다.

극장 윈도우의 변칙적 파괴, 11월 IMAX 상영과 12월 스트리밍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배급 방식이다. 넷플릭스는 본래 이 시기에 배치하려던 그레타 거윅 감독의 ‘나니아 연대기: 마법사의 조카’가 2027년으로 연기되자, 그 공백을 ‘클리프 부스의 모험’으로 메우며 파격적인 극장 상영 카드를 꺼내 들었다.

과거 ‘나이브스 아웃: 글래스 어니언’ 등에서 선보였던 ‘선(先) 극장 1주 상영 후 스트리밍’ 전략을 한 단계 확장해, 이번에는 ‘2주간의 전 세계 IMAX 독점 상영’이라는 프리미엄 전략을 취한다. 이는 데이비드 핀처의 정교한 비주얼을 온전히 스크린으로 즐기고자 하는 시네필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12월 스트리밍 공개 시 폭발적인 화제성을 견인하겠다는 넷플릭스의 고도의 계산이 깔린 전략이다.

시네마의 영토 확장을 꿈꾸던 타란티노의 유산이, 스트리밍의 거인 넷플릭스, 그리고 완벽주의자 핀처의 손을 거쳐 어떻게 스크린 위에 인화될지, 올겨울 전 세계 영화계의 이목이 할리우드의 가장 매력적인 스턴트맨에게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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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필 기자
최재필 기자
damovie20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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