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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이 던진 충격 오프닝…’오디세이’ 강아지 추락 장면에 숨겨진 진짜 의도

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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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에서 강아지를 던지다니?”… ‘오디세이’ 충격의 오프닝, 놀란이 설계한 ‘거친 고대 세계’의 진실

유니버설 픽처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오디세이’가 글로벌 박스오피스를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작품 초반 등장하는 한 장면이 전 세계 영화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와 논쟁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충격의 중심에 선 장면은 바로 충직한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존 레귀자모 분)가 새끼 중 하나를 절벽 아래로 던져버리는 오프닝 플래시백 시퀀스다. ‘개는 절대로 죽이지 않는다’는 할리우드의 금기를 정면으로 깨부순 이 강렬한 장면에 대해 지난 31일 인터뷰 매체 ‘벤저민 브레컨(Benjamin Brekken)’ 채널에 출연한 감독과 배우가 직접 입을 열었다.

1. “관객에게 도전 과제였다”…놀란 감독과 존 레귀자모의 비하인드

SBS ‘뉴스 헌터스’에 출연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상 인터뷰에서 인터뷰어는 존 레귀자모를 향해 “영화 시작부터 강아지를 절벽으로 던지는 가장 논란 여지가 큰 역할을 맡아놓고, 관객들에게 당신을 호감 캐릭터로 보게 만드는 것은 정말 힘든 요청 아니었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유쾌하면서도 단호하게 연출 의도를 밝혔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정말 어려운 요청이 맞다. 존을 캐스팅할 때 ‘이 장면이 관객과의 관계에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직접 말했다. 하지만 누군가 이 역할을 해낼 수 있다면 그건 바로 존 레귀자모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악역 아닌 악역 같은 장면에 임했던 존 레귀자모 역시 당초 극본을 접했을 때의 솔직한 당혹감을 털어놓았다.

존 레귀자모

“촬영 현장에서 크리스에게 ‘이러다 나 영화 역사상 가장 미움받는 캐릭터가 되겠다’고 소리쳤다. 영화계에서 개를 해치는 건 일종의 금기 아닌가. ‘존 윅’만 봐도 강아지 때문에 모든 일이 시작되는데 정말 불안했다. 하지만 그 뒤에 주인공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가 선택한 강아지 ‘아르고스’를 영화 끝까지 진심으로 보살피는 여정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

2. 왜 강아지였나… 놀란이 만든 ‘고대 세계의 잔혹함’과 호메로스의 유산

‘오디세이’에서 존 레귀자모가 연기한 에우마이오스 (출처:유니버설 픽처스)

놀란 감독이 기어이 이 충격적인 장면을 삽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놀란 감독은 “영화 초반 아주 일찍부터 머릿속에 구상해 둔 이미지였다”며 연출 배경을 설명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이 세계가 얼마나 거칠고 잔혹한 곳인지를 관객들에게 단번에 보여주고 싶었다. 다가올 고대 서사의 분위기에 관객들을 미리 준비시키기 위한 장치였다. 결과적으로 존 레귀자모가 특유의 매력으로 관객들을 다시 자신의 편으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고대 사회에서는 번식한 동물의 약한 개체를 솎아내는 일이 흔한 일상이었다. 영화 속 장면은 오디세우스가 그 수많은 강아지 중 죽을 위기에 처했던 한 마리를 거두어 자신의 충견 ‘아르고스’로 삼는 계기가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극 중 등장하는 개가 전 세계에 단 75마리밖에 남지 않은 희귀 고대 품종 ‘포르투갈 포덴고(Portuguese Podengo)’ 계열이라는 점이다. 놀란 감독은 “가장 충성스럽거나 지능이 뛰어난 품종은 아니지만 매우 튼튼하다”고 소개하며 강아지들의 안전은 촬영 내내 완벽하게 보장되었다고 덧붙였다.

3. “실제론 미친듯한 애견가”… 놀란 감독의 반려견 사랑이 만든 역작

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비록 영화 속 오프닝은 잔혹한 고대 세계를 비추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오디세이’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깊은 반려견 사랑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놀란 감독은 최근 자신의 첫 반려견인 초콜릿 래브라도 ‘찰리(Charlie)’를 키우기 시작했음을 밝히며, 스티븐 콜베어 쇼 등 다수의 매체를 통해 “오디세이는 사실 궁극의 강아지 이야기(Ultimate dog story)를 다루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영화의 초기 워킹 타이틀 역시 ‘찰리스 테일(Charlie’s Tale)’이었을 정도다.

20년을 기다려 유랑 끝에 거지 몰골로 돌아온 주인 오디세우스를 유일하게 알아보고 꼬리를 치며 눈을 감는 충견 ‘아르고스’의 서사는 서양 문학사상 가장 슬픈 명장면으로 꼽힌다. 놀란 감독은 오프닝의 잔혹한 연출을 통해 아르고스의 구원과 20년에 걸친 충성심을 한층 더 극적으로 대비시켰다.

결국 ‘오디세이’ 속 절벽 장면은 단순한 자극용 연출이 아닌, 거친 야만의 시대 속에서 피어난 오디세우스와 아르고스의 거룩한 유대감을 완성하기 위한 거장의 정밀한 계산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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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필 기자
최재필 기자
damovie20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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