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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허수아비’ 경찰들의 시신은닉 장면

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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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TMI:‘허수아비’ 속 경찰의 시신 은닉, ‘이춘재 초등생 실종 사건’ 실제 실화였다

출처:ENA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에서 묘사된 충격적인 경찰의 시신 은닉 장면이 실제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숨겨진 비극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사실이 확인됐다.

극 중 공권력이 사건을 축소하고 은폐하기 위해 어린 희생자의 시신을 발견하고도 묵인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취재 결과, 이 장면은 1989년 경기도 화성에서 발생한 ‘화성 초등학생 실종 사건’ 당시에 벌어진 전대미문의 경찰 사체 은닉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30년간 ‘단순 가출’로 조작된 8세 소녀의 비극

출처:ENA

실제 사건의 피해자는 1989년 7월 7일 낮 12시 30분경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에서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된 김모(당시 8세) 양이다. 당시 평범하게 학교에 다니던 초등학교 2학년 아동이 대낮에 사라졌음에도, 경찰은 유족들의 수사 요청을 묵살하고 사건을 ‘단순 가출’로 분류해 종결했다.

영구 미제로 남을 뻔했던 이 사건의 전말은 2019년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수사본부가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을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30년 만에 드러났다. 진범 이춘재는 김 양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고 자백하며, 범행 당시 목을 매려고 들고 간 줄넘기로 피해자의 두 손을 결박했다고 상세히 진술했다.

“삽 가져와라”…현장 확인하고도 시신 묻은 경찰들

출처:ENA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당시 수사를 맡았던 경찰들이 김 양의 유골을 직접 발견하고도 이를 고의로 은폐했다는 점이다.

2019년 경찰 재수사 과정에서 당시 수색에 참여했던 민간인 방범대장의 결정적인 진술이 확보됐다. 진술에 따르면, 실종 5개월 뒤인 1989년 12월경 화성의 한 야산을 수색하던 중 줄넘기에 결박된 양손 뼈 등 김 양의 유골과 유류품이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형사계장 A씨는 줄넘기에 묶인 유골을 목격한 직후, 부하 직원에게 무전으로 “삽을 갖고 오라”고 지시했다. 이후 민간인 방범대원을 돌려보낸 뒤, 김 양의 시신과 가방 등 증거물을 은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춘재의 자백과 목격자의 진술, 그리고 경찰의 은폐 정황이 정확히 일치한 순간이다.

당시 화성 연쇄살인 사건으로 공권력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수사 책임자들이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조직적으로 사건을 조작 및 은폐한 것으로 판단된다.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 불가, 국가 배상 책임만 인정

‘허수아비’에서 순영(서지혜), 혜진(이아린), 기범(송건희) 역을 맡은 배우들의 쓰리샷 (출처:ENA)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019년 12월, 당시 담당 형사계장 A씨와 형사 B씨를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정식 입건했다. 범죄 피해자를 찾아내 보호해야 할 경찰이 도리어 시신을 감추고 사건을 은폐한 적극적인 범죄 행위가 수사로 증명된 최초의 사례다.

그러나 정작 가해 경찰관들에 대한 사법 처벌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사체은닉죄 등의 공소시효가 이미 지나 형사 처벌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유족들은 공소시효 만료로 법적 처벌을 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과거 경찰의 만행을 역사에 남기기 위해 검찰과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후 유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살해 증거를 확인하고도 은닉·조작해 유족들에게 30년간 생사 확인조차 불가능한 고통을 안긴 점을 인정, 국가가 유족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드라마 ‘허수아비’는 이춘재 사건의 진범이 잡힌 이후 이를 본격적으로 다룬 미디어 믹스로, 철저한 고증을 통해 당시 공권력이 저지른 가혹행위와 은폐의 역사를 가감 없이 고발하며 웰메이드 장르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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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필 기자
최재필 기자
damovie20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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