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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00원도 안 챙겨가는데… 소지섭이 영화 수입 계속 투자하는 이유

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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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 ‘회사원’ 스틸컷

극장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익숙한 이름이 있다. 바로 배우 소지섭이다.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이 아님에도 ‘공동제공’ 명단에서 그의 이름이나 소속사 51K를 발견하는 것은 낯설지 않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유전’, ‘미드소마’, ‘존 오브 인터레스트’, ‘악마와의 토크쇼’, ‘서브스턴스’ 등 국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다채로운 해외 예술·독립영화의 뒤편에는 든든한 투자자 소지섭이 있었다.

‘찬란’과 맺은 10년의 인연

출처: 영화 ‘영화는 영화다’ 스틸컷

소지섭의 영화 투자는 2008년 영화 ‘영화는 영화다’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군 복무 후 복귀작을 찾던 그는 순제작비 약 6억 5,000만 원 규모의 저예산 작품이었던 이 영화에 출연료를 낮추고 제작비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힘을 보탰다.

출처: 영화 ‘영화는 영화다’ 스틸컷

이 과정에서 당시 영화사 스폰지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던 이지혜 대표와 인연을 맺었고, 이후 이 대표가 독립영화 수입사 ‘찬란’을 설립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본격적인 영화 투자로 이어졌다.

출처: 51K 홈페이지

2012년 ‘폭풍의 언덕’을 시작으로 다양성 영화 투자의 문을 연 그는, 2014년 ‘필로미나의 기적’부터 소지섭 개인과 소속사 51K 명의로 각각 투자에 참여하며 지원 작품을 꾸준히 늘려갔다.

이지혜 대표는 소지섭이 특정 작품을 일일이 선별하기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찬란의 수입·배급 활동 전반을 묵묵히 지원해 주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고 전했다.

영화 ‘폭풍의 언덕’ 포스터

수익금 전액 재투자 원칙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 시장 전체가 얼어붙었을 때 그의 지원 방식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시장 위축으로 수입·배급사의 존립이 위태로워지자, 소지섭은 개별 작품 투자를 넘어 찬란의 연간 라인업 전체에 꾸준히 투자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장기적인 후원자로 나섰다.

영화 ‘필로미나의 기적’ 포스터

상업적으로 큰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다양성 영화에 10년 넘게 투자를 이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지섭은 이에 대해 “영화계에서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라며, 한국 영화 생태계에 작은 보탬이 되고자 시작한 일임을 강조해 왔다.

2025년 인터뷰에서도 그는 10년 넘게 투자하면서 “단 100원도 챙겨가지 않았다”며, 발생하는 수익은 물론 투자금 전액을 다음 영화를 들여오는 데 재투자하고 있음을 밝혔다.

영화 ‘미드소마’ 포스터

조용한 키다리 아저씨의 소신

그는 투자자로서 자신의 존재가 부각되는 것 역시 경계한다. 이지혜 대표는 그를 두고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창작자와 작품 자체가 주목받아야지, 투자자인 자신이 전면에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소신 때문이다.

SBS 드라마 ‘김부장’ 제작 현장 사진 – 출처: 소지섭 SNS

스크린 앞에서는 연기로 관객과 호흡하고, 스크린 뒤에서는 가치 있는 작품들이 국내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묵묵히 다리를 놓는 배우 소지섭. 흥행 결과와 상관없이 투자금을 다시 독립·예술영화로 환원하는 그의 조용한 행보는 다양성 영화 시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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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필 기자
최재필 기자
damovie20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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