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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쁘고 25살이라 신인인줄 알았는데…수십편 찍은 베테랑 여배우

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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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BS 드라마 ‘오늘도 매진했습니다’의 채원빈 배우를 만나다

출처:아우터 유니버스

화려한 조명 아래 쇼호스트의 마이크를 잡고 당당히 완판을 외치던 그가 이번엔 카메라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오늘도 매진했습니다’에서 통통 튀는 매력의 톱 쇼호스트 담예진을 완벽히 소화하며 첫 로맨틱 코미디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이끈 배우 채원빈을 만났다.

전작의 무겁고 강렬한 가위눌림 같던 그림자를 지워내고, 싱그러운 에너지로 안방극장을 가득 채운 그는 인터뷰 내내 작품을 향한 깊은 애정과 연기를 향한 단단한 철학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첫 주연이라는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견디며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채원빈의 진솔한 이야기를 문답으로 전한다.

-처음 ‘오늘도 매진했습니다’의 주인공으로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기쁨보다 의문과 부담이 앞섰다. 처음 해보는 로코 장르에 주연도 처음이라 부담이 컸다. 주인공 확정 소식을 들었을 땐 ‘왜?’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웃음) 사실 로맨틱 코미지 장르가 너무 하고 싶어서 기회가 오면 꼭 잘해내고 싶었지만, 막상 성큼 다가오니 저의 어떤 면을 보고 선택하셨는지 신기하고 궁금했다. 이런 대본이 온 것도 의아했다. 원래 밝고 수다도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런 모습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욕심은 났지만 자신은 없었다. 그래도 마음 깊은 곳에는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도 신인시절 플레이리스트의 웹드라마 ‘트웬티 트웬티’ 이후 로맨틱 코미디라 반갑지 않았나? 십대 로맨스를 경험한 입장에서 성인 로맨스를 하신 소감은?

맞다. 그 작품을 기억해 주시다니 신기하다.(웃음) 그럼에도 나에게는 로맨틱 코미디는 처음 해보는 장르였다. 주연으로서 처음 해보는 장르였기에 부담이 컸다. 욕심도 커서 ‘그래 잘 하면 되지’ 라는 마음으로 잘 준비했다.

출처:아우터 유니버스

-극 중 완판 행진을 이끄는 톱 쇼호스트 ‘담예진’이라는 캐릭터의 첫인상은 어땠나?

예진이가 참 많은 매력을 가졌다. 대본을 보면서 첫 등장이 가장 잔상에 많이 남았다. 홈쇼핑의 위기 상황에서 담예진이 너무 아무렇지 않게 등장해 물건을 소개하려는 모습이 강렬하게 다가왔다. 특히 도심의 초고층 빌딩 유리창 청소 현장에서 홈쇼핑 이원 생중계를 감행하는 당찬 모습이 인상 깊었다. 예진이는 주춤하는 면이 없는데, 그게 실제 나와 가장 다른 면이다. 그러니 연기할 때만큼은 당당해야 한다고 느꼈고, 그런 면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

-유능한 탑 쇼호스트를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과정이 있다면?

업계 최고의 쇼호스트를 표현해야 해서 부담이 컸다. 그래서 직접 홈쇼핑 스튜디오 현장에 찾아가 견학하며 참관하기도 하고 관련 영상도 많이 찾아봤다. 실제로 현장에서 받는 에너지는 완전히 달랐다. 쇼호스트는 단순히 카메라만 보고 말하는 직업이 아니었다. PD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실시간 반응과 남은 수량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방송을 이끌어가야 하는 게 중요했다. 그런 디테일한 테크닉적 모습을 연기에 녹여내려고 했다.

출처:아우터 유니버스

-쇼호스트 대사를 소화할 때 정확한 딕션과 생동감 넘치는 표현이 호평을 받았다. 대사량도 장난이 아니었는데, 대사 암기 비결이 있었나?

현장 제작진이 프롬프터를 준비해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러 모든 대사를 전부 외워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쇼호스트 방송 촬영 전전날에 대사가 추가된적이 있었는데, 그 대본량이 A4용지 한장 분량인적도 있었다.(웃음) 게다가 내가 멀티태스킹도 잘 안 되는 편이다. 인물을 연기하면서 동시에 상품도 소개해야 하는데, 프롬프터가 있으니까 오히려 시선 처리가 잘 안 됐다. 커닝하는 것 같아 스스로 자신감도 떨어졌다. 그래서 대사를 완벽히 다 외우고, 제스처까지 미리 정해놓고 카메라 앞에 섰다.

-예진이의 ‘워커홀릭’이나 ‘완벽주의’ 성향에는 공감하는 편인가?

공감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예진이는 자신을 돌보지 못하면서까지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인물이다. 촬영할 때 나 역시 타협이 잘 안 되는 면이 있어서 그 마음에 공감했다. 하지만 예진이 정도까지 스스로를 몰아붙이진 않는다.

-실제 채원빈과 캐릭터 ‘담예진’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크게 카테고리를 나누면 다른 점이 많다. 예진이는 엄청난 외향인(E)이고 전 내향인(I)이다. 예진이는 연기하면서 신체적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해서 지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대본을 읽으며 느낀 통통 튀는 느낌을 살리려고 톤을 바꾸는 여러 시도를 거쳤다. 하지만 내가 연기하는 예진이인 만큼 결국 나만의 해석과 본연의 모습이 투영될 수밖에 없었다. 서비스센터 일일상담원으로 일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는, 모니터링 영상을 보시던 감독님이 대뜸 ‘이거 그냥 채원빈인데?’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출처:아우터 유니버스

-상대 역인 ‘매튜 리(이해석)’를 연기한 안효섭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정말 너무 감사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첫 로코 파트너로 효섭 선배를 만난 건 큰 복이다. 선배님은 확실히 로코 경험이 많으셔서 그런지 신마다 ‘이렇게 하면 진짜 재밌겠다’ 하면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많이 주셨다. 들을 때마다 ‘진짜 재밌겠다’, ‘그렇게 해서 빨리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아이디어들이었다.(웃음) 효섭 선배는 굉장히 순수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 소년 같은 면이 있어서 대본 속에 숨어 있는 귀여운 디테일들까지 다 찾아내셨다. 덕분에 둘이 붙는 신의 케미스트리가 극대화됐다. 대본 속 캐릭터를 선배님이 연기했기 때문에 매튜 리가 훨씬 유머러스하고 매력적으로 살아났다.”

-이번 작품을 통해 생애 첫 키스신을 촬영했다. 긴장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러브 신은 액션 연기와 완전히 달랐다. 액션은 ‘이렇게 힘을 쓰면 이렇게 보이겠다’라는 계산이 서는데, 러브 신은 인간이 가진 아주 디테일하고 섬세한 감정을 다루는 작업이라 훨씬 어려웠다. 촬영 전날부터 리허설 때까지 부담감이 커서 ‘어떡하지’ 싶었고 현장에서도 덜덜 떨며 과부하가 왔었다. 그때 로코 경험이 많은 효섭 선배가 ‘긴장되지? 나도 그래’라고 말해줬는데, ‘긴장하지 마’라는 말보다 그 한마디가 유독 큰 힘과 용기가 됐다.(웃음) 촬영할 때도 선배님이 다가오는 속도나 손잡는 타이밍 같은 아주 사소하고 세심한 행동 하나하나까지 미리 얘기해 주고 맞춰주셨다. 덕분에 그 흐름을 타서 나중에는 긴장을 풀고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출처:아우터 유니버스

-촬영 현장에서 함께한 다른 선배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김범 선배님도 나를 향해 격려를 정말 많이 해주셨다. 리허설을 하다가 조금 더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우리 이렇게 해볼까?’ 제안해 주시면서 다른 방향으로도 자유롭게 리허설을 해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그리고 대선배이신 고두심 선생님과 호흡을 맞춘 것도 잊지 못할 경험이다. 선생님은 정말 따뜻하고 재미있으시면서도 늘 중심을 단단하게 유지하셨다. 어떤 고난과 상황 속에서도 담담하게 자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면서 존경심이 더욱 커졌다. 사랑이 정말 많으시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분이시다. 같은 홈쇼핑 제작팀으로 나오는 박예영 언니, 윤재찬 배우와는 너무 죽이 잘 맞아서 좋았다. 방송을 보면 우리가 호흡이 참 좋았는데, 나중에 끝나고 나서 ‘우리 또 언제 봐?’라고 아쉬워 했을 정도였다.(웃음)

-아직 25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신데 벌써부터 투톱 주연자리까지 깨칠 정도로 성장하셨다. 그런만큼 차분하게 나를 통제하거나 혹은 기대감을 갖는 배우들이 있다. 배우님은 어떤 타입이신지?

사실 내가 그렇게 촬영과 일을 많이 했는지 자각이 없다. 쉬다보면 또 새로운 현장에 나가게 되고, 카메라 앞에 서는 순간마다 데뷔작을 찍는 느낌을 갖게 된다. 처음에는 이게 스트레스였다. 너무 긴장한 탓도 있었고, 익숙하지 않은것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익숙해져서 인지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고, 이 상태가 지속했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그럴때 마다 한석규 선배님이 해주신 ‘우리 직업이 가장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한는 것은 카메라 앞이 무서워 질때’라는 말씀을 떠올렸다. 그 말이 참 진리라는 것을 요즘 계속 느끼고 있다. 여러 생각을 하기 보다는 지금 카메라 앞에서 내 일을 하는데 집중한다. 지금의 순간에 감사함을 느낀다.

출처:아우터 유니버스

-과거 인터뷰에서 “대중이 자주 볼 수 있는 ‘친근한 배우’, 그리고 ‘이 배우가 이 역할을 맡으면 어떨까?’ 하는 신선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하셨다. 이번 담예진 역을 통해 대중에게 ‘채원빈에게 이런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얼굴도 있구나’라는 확신을 준 것 같다. 본인이 보기에도 그렇다고 보시는지?

아마 일을 많이 하고 싶다는 뜻에서 그렇게 말했던것 같다.(웃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항상 새로운 현장에서 적응해 가면서 새로운 작품을 통해 얻고 깨닫는게 많다. 그때 당시 나는 포부가 참 컸다.(웃음) 지금은 그저 물처럼 공기처럼 흘러가고 싶을 따름이다.(크게 웃음)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작품이 나올때는 완전히 그 인물로 진심을 향해 나아가고 있기에 그 부분에서 노력해 나갈 것이다. 그러다 보면 좋아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지 않을까?(웃음)

-우리 매체가 영화 매체이다 보니 드리는 질문이다. 좋아하시는 인생 영화는?

내가 시네필 수준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브렌든 프레이저가 출연하는 영화 ‘더 웨일’을 좋아한다. 내 인생 영화다. 가끔 영화를 보다가 감정이 벅차 오를때가 있는데, 그 영화를 보면서 정말 크게 울었다. 원래 영화를 보고 눈물 흘릴때가 많았는데, 그 만큼 많이 운적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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