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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거짓말처럼 떠난 장국영, 절친 매염방의 저승 로맨스

장혜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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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거짓말처럼 떠난 장국영, 절친 매염방의 저승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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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연지구 디 오리지널 4K>가 40년 만에 블러, 삭제 처리 없이, 오역까지 바로 잡아 4K로 정식 개봉했다. 2003년 믿을 수 없이 세상을 떠난 장국영과 매염방의 실제 서사까지 더해지며 영화 속 비극의 아픔을 더한다. 영화 <연지구 디 오리지널 4K>는 두 사람의 아름다운 리즈 시절과 80년대 홍콩의 모습이 담겨 극장으로 볼 가치가 충분하다. 현실에서 함께 하지 못한 연인의 사랑과 죽음이 마치 홍콩 반환을 앞둔 10년 전 혼란스러움과 기대감이 섞인 모호한 매력이 영화 속에 담겼다.

영화 <연지구 디 오리지널 4K>는 1930년대 홍콩을 배경으로 활동한 기녀 여화(매염방)와 부잣집 도련님 십이소(혹은 진진방)(장국영)의 사랑 이야기를 담아 홍콩 영화 황금기를 대표하는 로맨스 영화다. 여화는 기방에서 만난 십이소 도련님과 첫눈에 만나 사랑을 키워간다. 십이소는 집안에 결혼할 상대가 있었고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약속한다. 둘은 뜻대로 되지 않자, 한날한시 죽음으로 저승에서 함께하기로 약속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1980년대로 시간을 점프해 버린다.

만우절, 거짓말처럼 떠난 장국영, 절친 매염방의 저승 로맨스



1980년대 신문사에 다니는 커플에게 찾아온 여화는 저승의 허락을 받아 도련님을 찾아왔다. 신문에 광고를 내면 찾아올까 싶었지만 도련님을 나타나지 않고, 커플의 도움을 받아 우여곡절 끝에 도련님을 찾는다. 가극 배우를 꿈꾸던 도련님의 오랜 꿈을 이뤘나 싶은 나이 든 가극 배우를 만났지만 도련님이 아님이 밝혀지고 어느 영화 촬영장에서 50여 년 만에 도련님과 재회한다.

사실 도련님은 죽지 않았던 것. 소식을 모른 채 홀로 사망한 여화는 저승에서 도련님을 기다려왔다. 이후 도련님은 약혼자와 결혼해 가정을 꾸려 아들까지 않았지만 재산을 탕진하고 가극 배우로도 성공하지 못했다. 비루한 목숨은 얼마나 긴지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단역 배우로 영화 촬영장에서 근근이 살아간다. 배우로서의 성공이나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한 채 목숨만 부지한 70대 노인을 목격한 여화는 목걸이를 돌려주며 홀연히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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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사랑을 꿈꾸던 여화와 현실에 발목 잡힌 십이소의 차이는 홍콩 멜로 영화 특유의 잔상을 남긴다. 5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깊은 그리움으로 상대를 찾는 사랑의 지속성과 이를 잊고 현실에 안주한 두 사람의 대비감은 홍콩 영화의 황금기 미장센 속에서 매혹적으로 펼쳐진다. 지금이야 사람을 찾는 방식이 세분화되어 있지만 그때는 신문에 광고를 냈던 만큼 레트로 감성이 더해져 인연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3811의 뜻은 3월 8일 11시에 만나자는 약속으로 두 사람이 동반자살한 날짜다.

여화는 귀신이지만 안쓰럽고 슬퍼 보인다. 빛을 받으면 약해지고 인간의 음식을 먹으면 피를 흘린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만 움직이는데, 80년대의 커플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이해하지 못한다. 커플은 여전히 사랑하지만 사랑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깊은 고민을 더하는 한편, 시대를 초월한 사랑과 빨간 이미지는 대비를 이루며 가슴 아픈 결말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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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과 매염방의 실제 우정까지 더해져 오랜 기억으로 남는다. 완성형 배우로 알려진 장국영은 <패왕별희> 이전에 <연지구 디 오리지널 4K>를 통해 가극 분장으로 비극의 복선을 알린다. <패왕별희>의 원작자이기도한 이벽화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 한 만큼 시간을 뛰어넘는 로맨스를 극장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참고로 제목 연지구 뜻은 도련님이 선물한 연지함(루즈, Rouge)다. 영화 속에서 영화는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나오며 레드를 상징 한다.

어찌 보면 가슴 아프고 지독한 러브스토리로 보일 수 있겠지만 도련님 입장에서는 죽고 싶지 않았는데 동반자살을 종용하는 연인이 무서웠을지 모른다. 사랑은 쌍방이지만 소유하지 못한 미련은 무서운 독기로 변하기도 한다. 현대적으로 해석해 보자면 내가 갖지 못하면 차라지 죽이겠다는 범죄로 비춰지는 섬뜩함이다. 여화의 극단적 행동은 87년도 홍콩 영화에서는 아름다움과 미련으로 승화된다. 이 영화를 보고 어떤 느낌을 갖게 될지는 관객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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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02@feeelthemovi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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